[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증권사 2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된 가운데 대형 증권사와 중소형 증권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국내외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금리 하락 기대감에 채권 평가 이익이 늘어나면서 대형 증권사들은 선전을 거뒀다. 반면 중소형 증권사들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로 충당금을 적립,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 예상된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실적을 발표한 NH투자증권과 KB증권, 하나증권, 신한투자증권은 대체로 전년 동기 대비 20~40% 증가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이 268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1.95% 증가했다. KB증권도 같은 기간 25.4% 늘어난 2434억원을 기록했다. 하나증권은 517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신한투자증권은 1877억원으로 45.1% 증가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다른 증권사들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 순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에 따르면 삼성증권 2835억원(41.46%), 미래에셋증권 2413억원(54.02%), 한국금융지주 2821억원(10.33%), 키움증권 2658억원(46.96%) 등이다.

기업 밸류업 기대감과 엔비디아 등 미국 빅테크 열풍으로 국내외 증시 거래대금이 늘면서 중개수수료 수입(브로커리지)이 늘고 시중금리 하락으로 보유자산의 평가 이익이 발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분기 하루 평균 국내주식 거래대금은 20조9000억원으로 작년 대비 21.5% 증가했다. 해외주식 일 평균 거래대금도 96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1.0% 증가했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국내주식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이 지속되고 있고 (해외주식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및 글로벌 인공지능(AI) 훈풍에 따른 해외 증시에 대한 투자 수요가 지속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거래대금 증가는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으로 연결됐다. NH투자증권의 경우 상반기 영업이익 5457억원 가운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지가 2353억원으로 전체 이익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IB 부문은 부동산 PF 업황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통 IB인 주식자본시장(ECM), 채권자본시장(DCM)에서 인수, 주관을 통해 일정 부분 만회한 증권사도 보였다. KB증권은 "DCM 분야에서 업계1위를 수성했고, ECM 분야에서는 10건의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완료하는 등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 KB증권은 2분기 HD현대마린솔루션, 제일엠앤에스 등 기업공개(IPO) 대표주관을 통해 성공적으로 상장을 완료했다.

충당금 적립 규모가 줄면서 실적 개선 효과를 본 증권사도 있다. 하나증권은 2분기 충당금 등 전입액으로 295억원을 적립했는데, 전년 동기(832억원) 대비 60%나 감소한 수치다.

중소형 증권사들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중소형사들은 리테일 기반이 약해 거래대금 증가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반면 대규모 부동산 PF 충당금 적립으로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8% 감소한 194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25일 밝혔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위축이 장기화되면서 신규 딜이 축소했고,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을 반영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리테일 부문에서 거래대금 증가·VIP 고객관리 강화 등으로 양호한 성적을 거두면서 실적 변동 폭을 줄였다"고 덧붙였다.

이후 실적 발표를 진행할 SK증권, 다올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SK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은 1분기 적자전환했다. 다올투자증권은 흑자전환했지만 2분기는 불안한 상황이다.

이들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금융 익스포져는 1분기 기준 SK증권 60%, 하이투자증권 80%, 다올투자증권 77.7% 등이다.

한 중소형 증권사 관계자는 "중소형사는 대형사 대비 자기자본, 기타 브랜드 파워 등이 열위에 있어 리테일, IB 사업에서 상대적으로 고전하게 된다"며 "2분기에 부동산 PF 충당금을 쌓으면서 실적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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