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지난달 4일 치러진 수능 '6월 모의평가' 결과 이과생이 주로 응시하는 선택과목 표준점수가 문과생 응시 과목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 올해 치러질 수능에서도 문과침공 현상이 심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문·이과 통합으로 치러진 2022학년도 수능 이후 이과생의 문과침공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종로학원이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해 개별 성적을 통지받은 3684명을 표본 조사한 결과 수학 영역에서 이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미적분 과목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52점 기하는 151점이었다. 반면 문과생이 주로 선택하는 확률과 통계는 145점이었다.

원점수에서 같은 만점을 받더라도 이과생들이 문과생보다 6~7점 더 높은 표준점수를 받는 셈이다.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원점수와 평균 성적과 차이를 보여주는 지표로 시험이 어려울수록 만점자 표준점수가 높아진다.

[서울=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열린 지난 6월 4일 서울 여의도여자고등학교에서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들이 1교시 국어 영역 시험지를 살펴보고 있다. 2024.06.04 photo@newspim.com

이에 따르면 올해 치러질 수능에서도 이과생들이 문과생들보다 대입에서 우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문·이과 통합 체제로 시행된 2022학년도 수능부터 이과생들은 문과생들보다 선택과목 최고점이 늘 높았다.

2024학년도 수능에서는 수학 선택과목 미적분 표준점수 만점은 147점이지만, 확률과 통계는 137점으로 11점이나 차이가 났다. 2023학년도와 2022학년도 수능에서는 각각 3점 차이로 미적분 표준점수가 더 높았다.

입시 전문 기관 진학사에 따르면 지난 2월 자사 서비스를 이용한 2024학년도 정시 지원자를 분석한 결과 이과생의 문과침공은 3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2024학년도에는 28.6%, 2023학년도에는 27%, 2022학년도에는 25.9%로 매해 증가했다.

서울 상위권 대학들의 경우 문과침공 현상은 더욱 두드러졌다. 이과 수험생들이 문과 계열로 교차 지원한 비율은 서울대 46.6%, 고려대 59.3%, 연세대 53.1%, 성균관대 57.9%였다.

올해도 이과생들의 문과침공은 심화할 수 있다. 2024학년도 수능에 응시한 이과생 중 절반 정도가 인문·사회 계열로 교차 지원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는 등 이과생들이 문과 전공을 선택하는 것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기류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종로학원이 수능 성적 통지표를 받은 수험생 2025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과학탐구에 응시한 이과 수험생 중 50.5%가 문과 계열 전공을 선택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이과생 2명 중 1명이 문과침공 의향을 밝힌 것이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6월 평가원 모의고사 상황으로 볼 때, 이과 학생이 문과 학생보다 고득점자가 절대적으로 많다"라며 "정시에서 수능 점수 기준으로는 문·이과 경쟁 시 이과 학생이 크게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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