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가족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한미약품과 아워홈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라데팡스 파트너스가 개입돼 있다는 점이다.


이들 기업의 경영권 분쟁 과정을 살펴보면 매우 흡사한 점이 많다. 마치 ‘평행이론’과 같아 눈길을 끌고 있다.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변심…송영숙 회장 경영권 확보 청신호

지난 3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6.5%를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에게 매도했다.

주목할 점은 이 과정에서 주식매매계약과 함께 공동의결권을 행사하는 약정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지난 3월 임종윤·임종훈 형제의 승리로 끝난 한미약품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된 것이다.

당시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형제측에 힘을 보태면서 경영권을 확보했으나, 2~3개월만에 모녀측으로 갑작스레 돌아선 것이다.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15.96%, 여기에 신동국 회장 18.93% 등 우호지분을 합칠 경우 총 48.19%에 달한다.

임종윤·임종훈 형제의 지분은 각각 12.46%, 9.15%로 우호지분까지 포함하면 45.2%에 불과하다.


왼쪽부터 임종윤, 임종훈 사장 (사진=연합뉴스)

캐스팅보트(casting vote) 역할을 하던 신동국 회장이 변심하면서 한미약품 경영권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공동의결권 행사 체결을 통해 모녀가 손쉽게 경영권을 재탈환할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지난달 남매간 경영권 분쟁을 겪은 아워홈 역시 장녀인 구미현 씨가 돌연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 측에 붙으면서 구지은 부회장을 몰아내고 경영권을 되찾은 바 있다. 

 

불과 한달 전 벌어졌던 사태로 분쟁 과정을 살펴보면 흐름이 매우 유사하다. 

 

(사진=연합뉴스)


◇ 실패를 성공으로 되돌린 라데팡스, ‘캐스팅 보트’ 설득 주효

두 기업 모두 사모펀드인 라데팡스 파트너스와 연결돼 있다. 라데팡스는 한미약품 송영숙 회장, 아워홈 구본준 전 부회장 측과 손잡았다.

라데팡스 파트너스의 김남규 대표는 강성부 펀드로 유명한 KCGI 출신으로 한미약품과 아워홈 경영권 분쟁에 모두 개입했던 인물이다.

한미약품의 경우 신동국 회장을, 아워홈은 구미현 씨를 설득하면서 자신들에 유리한 방향으로 물길을 튼 셈이다.


왼쪽부터 구본성 전 부회장, 구지은 부회장. (사진=아워홈)

김남규 대표와 신민석 부대표 모두 KCGI 당시 한진칼 경영권 분쟁을 경험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지난 2021년 라데팡스를 설립했고, 주로 오너일가의 경영권 자문 업무를 맡고 있다.

오너일가의 지분 매각을 돕고, 자문 수수료와 성공보수 등을 챙기는 방식이다.

라데팡스는 한미약품과 아워홈 분쟁에 개입해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일종의 스윙보터들을 다시 설득하면서 결국 승리를 눈앞에 두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