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정봉주 전 의원이 9일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당선되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도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윤 대통령 뜻대로 안 될 것"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뉴스핌DB]

그는 "원희룡 후보는 오로지 윤 대통령 뜻에만 딸랑거리고 나경원 후보는 있으나 마나 한 존재"라며 한 후보가 당대표가 되는 게 민주당에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한 후보는) 총선 때 김건희 특검법도 받을 추세였고 이제는 채해병 특검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한 후보는 검사 때부터 20년 가까이 같이 지내면서 누구보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잘 안다. 채해병 특검법이 통과되고 윤 대통령의 수사 개입이 드러난다면 '탄핵 열차'는 출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적의 적은 동지"라고 덧붙였다.

최근 한 후보와 관련해 그가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인 지난 1월 김건희 여사가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할 의향이 있다고 문자를 보냈으나 무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 후보는 지난 6일 "6개월 지난 시점에 문자 논란이 벌어진 것은 전당대회를 앞두고 노골적으로 내가 대표가 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라며 대통령실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한 후보와 김 여사 간의 문자 무시 논란을 두고 민주당은 여권의 분열로 해석하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전날 라디오에서 총선 당시 불거졌던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의 본질은 김·한(김건희·한동훈) 갈등이라며 "완전히 루비콘강을 건넜다. 한 후보가 당대표가 되든, 안 되든 친윤·비윤은 갈라지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한 후보에게 죽어도 대표를 못 주겠다는 것"이라며 "한 후보가 민심을 갖고 있고 당내 지지도도 제일 높으니 후보 3명을 내세워 표를 가르면 1차에서 과반이 안 되고 나중에 결선에서 한 후보를 떨어뜨리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일각에서는 전략적으로 채해병 특검법 재의결을 국민의힘 전당대회 이후에 추진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권이 분열된 시점을 노리자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채해병 특검법에 15번째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국회는 법안이 돌아오는 대로 본회의를 열어 재표결에 부칠 수 있다. 재표결에서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출석 의원 3분의 2(200석) 이상이 찬성해야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국민의힘에서 8석의 이탈 표가 나와야 법안을 추진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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