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청 폐지 등을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11일 "국가 수사기관을 졸속으로 개편하는 것은 굉장히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그 정당에서 검찰 수사권 폐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등을 주장하면서 새로운 입법을 추진하는 것에 정당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박성재 법무부 장관이 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2024.07.09 yooksa@newspim.com

박 장관은 "검찰청 폐지를 주장하는 민주당은 사실 정치인을 수사했다는 이유로 검사 탄핵을 추진하고 국회에서 조사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안다"며 "그 사람들의 주장은 정치적 중립, 수사권 남용이라는데 지금 그 정치적 중립이라는 용어를 쓸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은 전날 검찰청 폐지를 골자로 하는 검찰개혁 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검찰청을 폐지하고 법무부 산하에 공소청을 만들어 기소권만 행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검찰의 수사권은 신설되는 중수처로 이관된다.

박 장관은 "현대 사회는 사회·경제적 복잡도 상승으로 인해 조직·부패·경제범죄 수사가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래서 다른 나라들도 수사·기소권이 융합되는 추세"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 역시 그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럼에도 검찰 수사권 폐지, 중수처 설립을 주장하는 것은 우리나라 수사 제도에 어려움을 초래해 고비용 저효율을 만들 뿐이고 국가의 범죄 대처 능력을 약화시켜 결국 악들만 편히 잠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박 장관은 검찰 권력에 대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번 수사권 조정을 통해 이미 상당 부분 검찰의 수사권을 배제하는 노력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검찰 수사권이 아주 조심스럽게 제한적으로 행사돼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한다"면서도 "단순히 경찰 수사만으로는 수사가 어렵고 공소 유지가 어려운 범죄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실제 법안이 발의될 경우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을 건의할 것인지 묻는 말에 "입법안도 발의되지 않았는데 재의결 요구 여부를 말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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