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라이더유니온,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님모임,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 관계자 등이 배달의민족 수수료 인상 규탄 및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달 플랫폼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수수료 인상 계획을 둘러싸고 논란이 격화되고 있다.


자영업자와 배달 노동자, 소비자 단체는 수수료 인상이 업계 전반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우려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반면 우아한형제들 측은 수수료 인상 폭이 과장됐다고 설명했다.

 

◇ 배달 라이더·외식업주 "소비자 착취, 외국 기업 배만 불릴 것"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는 배달 라이더와 외식업주, 소비자 단체가 모여 기자회견을 열고 배민의 수수료 인상 계획에 강력히 반대했다.

이들은 "배민의 수수료 인상이 자영업자와 배달 노동자, 소비자를 착취하고 외국 기업의 배만 불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 등 라이더 노조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등 외식업주 단체, 소비자와함께 등 소비자 단체가 참여한 이번 회견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이들은 "고물가, 고금리에 경기 침체까지 겹친 상황에서 수수료를 44%나 올리면 자영업자의 줄폐업이 가속화되고 음식값을 폭등시켜 국민 가계에 부담을 가중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15일 오전 서울 송파구 우아한형제들 본사 앞에서 라이더유니온,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님모임,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 관계자 등이 배달의민족 수수료 인상 규탄 및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배달의 민족 아닌 빨대의 민족"

회견 참가자들은 정부와 국회에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법과 공정화법 처리 등 제도 마련도 요구했다.

이들은 "정부는 배민과 쿠팡 등 플랫폼 대기업의 독과점 규제 방안을 내놓고, 국회는 플랫폼 대기업의 독과점이 더 심해지기 전에 온라인 플랫폼 독점규제법과 공정화법을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현행 공정거래법으로는 플랫폼 기업의 불법적인 시장점유율 확대 행위를 사전에 규제할 수 없어 2∼3년의 조사 끝에 제재를 내려도 이미 시장이 점령당해 새로운 사업자가 출현하기 어렵게 된다"며 "과징금도 불법으로 거둔 이익의 극히 일부에 불과한 수백억원대 수준인데, 어떤 기업이 정부와 시장을 무서워하겠는가"라고 분노했다.

또 이들은 "배민은 지난해 약 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독일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에 4000억원 넘는 배당을 했다"며 "'배달의민족'이 아니라 '게르만민족', '빨대의 민족'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배달의민족. (사진=연합뉴스)


◇ 우아한형제들 "44% 인상 과장 됐다"

반면 우아한형제들 측은 알파경제에 "업주의 부담이 실질적으로 얼마나 늘어나는지가 중요한 것"이라며 "44%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선 지난 14일 우아한형제들은 공식 뉴스룸을 통해 "배민1플러스 요금제 개편 관련 '입점 업주 부담 수수료가 44% 인상됐다'는 일각의 주장은 과장됐다"고도 밝혔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요금제 개편이 '배민1플러스'에만 해당되며, 실제 업주들의 부담액 변화는 중개이용료와 배달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중개이용료율은 6.8%에서 9.8%로 3%포인트 올랐지만, 업주 부담 배달비는 지역에 따라 100~900원 인하됐다.

이어 "이를 기준으로 1만원~2만5000원 주문 기준 업주 부담액을 계산했을 때 총 비용(중개이용료+업주부담배달비+결제정산이용료+부가세 기준) 인상율은 약 0~7.9%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소상공인 협단체 및 라이더 단체와 지속적인 대화 채널을 유지해왔다"며 "지금 당장 어떻게 하겠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 사안은 아닌 것 같고 상황을 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구 우아한청년들 자회사 '딜리버리N'에 주차된 배달용 오토바이들. (사진=연합뉴스)


◇ "출혈 경쟁 속 요금 체계 현실화"

앞서 지난 10일 우아한형제들은 오는 8월 9일부터 배민1플러스의 중개이용료율을 기존 6.8%에서 9.8%로 올린다고 밝혔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업계에서 통용되는 수준으로 요금을 현실화한 것"이라며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수수료가 낮은 상황에서도 계속 무료 배달 경쟁을 벌여왔다"면서 "출혈 경쟁이 몇 달째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요금 체계에 대한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배민의 수수료 인상 배경에 독일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의 수익성 제고 압박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DH는 최근 유럽연합(EU)의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4억 유로(약 6000억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받을 위기에 처해 있다.

DH는 지난 7일 "반경쟁적 계약 혐의로 4억 유로를 초과할 수 있는 벌금에 직면할 수 있다"며 충당부채를 1억8600만유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DH는 지난해 배민에서 4127억원의 배당금을 받아갔음에도 영업손실 16억5700만유로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모기업 상황과 전혀 무관하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