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인들의 소비 수준이 높아지면서 고가의 자동차·스마트폰 판매 비중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 및 스마트폰 판매 성장세가 둔화하고, 소비재 수요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서도 '소비 프리미엄화'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고 더 이코노믹 타임즈가 16일 보도했다.

올해 1~6월 인도에서 판매된 차량 중 100만 루피(약 1700만원) 이상 차량은 약 48%를 차지했다. 전년 동기의 44%에 비해 4%p 늘어난 것으로, 100만 루피 이상 차량 판매 비중이 전체의 절반가량에 육박한 것은 사상 처음이라고 매체는 짚었다.

100만 루피 이상 차량 판매량은 약 100만 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것으로, 같은 기간 전체 승용차 판매 증가율(5.5%)의 2배를 넘어섰다.

인도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 마루티 스즈키의 파토 바네르지 마케팅 및 영업 부문 책임자는 "1~6월 회사의 100만 루피 이상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증가했다"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대형차와 더욱 높은 사양에 대한 구매 선호도가 높아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인도 자동차제조업체협회 자료에 따르면, 4~6월 SUV와 다목적차량(MPV) 등을 포함한 대형 유틸리티 차량 판매량은 전체 승용차 판매량의 6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의 55%에서 8%p 확대된 것이다.

소비 고급화 추세는 스마트폰과 가전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1~5월 (판매량 기준) 3만 루피 이상 스마트폰 점유율이 20%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의 17% 대비 늘어난 것이자 사상 최대 비중이다.

같은 기간 인도의 TV 판매량 중에서는 50인치 이상 대형 TV 비중이 전년 동기의 21%에서 24%로 늘어났다.

타룬 파탁 카운터포인트 리서치 디렉터는 "지난 분기(4~6월) 폭염으로 인해 스마트폰 시장이 판매 부진을 겪었지만 프리미엄 제품 부문은 계속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샤오미·모토로라·구글이 새로운 프리미엄 휴대폰을 출시하면서 애플·삼성·원플러스 이외의 선택 범위를 넓혔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장기 할부 제도가 자동차 및 전자 제품의 프리미엄화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자동차 금융 회사 코탁 마힌드라 프라임의 샤루크 토디와라 이사는 "자동차 할부 기간이 5년 전에 비해 최대 7년까지 늘어나면서 더 나은 안전 기능(ABS 등)과 엔진 옵션을 갖춘 대형 자동차 구매력을 높였다"고 지적했다.

아마존 인도 디렉터 란지트 바부는 "올해 플랫폼에서 판매된 휴대폰 중 81% 이상이 5세대통신(5G) 휴대폰으로, 이는 작년의 60%에서 크게 높아진 것"이라며 "아마존이 24개월 무이자할부 혜택을 제공한 것이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더욱 촉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폰 매장에서 삼성 스마트폰을 살펴보는 인도 소비자 [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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