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미국과 중국을 핵심으로 한 글로벌 무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대만 기업들이 공급망을 중국에서 인도로 옮기고 있다고 로이터가 17일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대만 대외무역발전위원회 제임스 황 위원장은 "대만과 인도 간 경제 관계가 강화되고 있다"며 "미중 간 무역 갈등 속에 2023년까지 5년 간 대만의 인도에 대한 외국인직접투자(FDI)가 6억 6500만 달러(약 9167억원)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황 위원장은 "(최근 5년 간 대만의 대 인도 FDI 규모는) 2006~2017년 10년 동안 민주적으로 통치된 대만의 대 인도 FDI가 2억 7700만 달러에 불과했던 것과 대비를 이룬다"며 "중국에서 벗어나 인도에 공급망을 구축하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인도는 대만과 공식적인 관계를 맺고 있지 않지만 제조업 육성 일환으로 반도체 산업 발전을 강조하면서 특히 반도체 강국인 대만 기업들과의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 의회는 앞서 2월 말 인도 대표 기업인 타타그룹 산하 타타일렉트로닉스와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PSMC와의 반도체 공장 공동 설립을 승인했다. 월 5만 장의 웨이퍼 생산을 목표로 100억 달러가 투자될 PSMC 공장은 2026년 정식 가동될 예정이다.

황 위원장은 "대만 기업의 공급망 이전이 당장은 휴대전화 제조와 신발 생산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인도 학생과 인재가 대만에서 반도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으로, 이것이 향후 협력의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와 대만 간 교역액은 2024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 101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인도와 중국 관계는 2020년 6월부터 악화했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된 지 1년여가 지났던 당시, 북부 국경 지역인 라다크 갈완 계곡에서 중국 군대와 충돌하여 20명의 인도 군인이 사망한 것이 발단이 됐다.

충돌 이후 인도는 중국 기업의 인도 투자에 제약을 뒀고, 인기 어플리케이션 수백 개를 금지했으며, 직항 여객기 운항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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