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환 효성ITX 대표이사(왼쪽)와 홍혜진 효성ITX 신임 대표이사. (사진=효성ITX)

 

 효성ITX는 남경환 단독대표 체제에서 남경환·홍혜진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18일 공시했습니다.


이날 효성ITX는 이사회를 거쳐 임시 주주총회에서 홍 대표를 신규 선임하기로 결의했는데요.

펜실베니아대학에서 기술경영석사를 마친 홍 신임 대표는 1966년생으로, 삼성SDS 부사장을 거쳐 현재 효성 IT전략 실장(부사장)으로 있습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효성ITX 인사에서 주목할 대목은 조현준 회장의 충복으로 통하는 남경환 대표의 입지가 사실상 축소됐다는 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국무역협회(KITA)가 2월 7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개최한 '한일 교류 특별위원회 발족식 및 1차 회의'에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조현준 측근 남경환, 故 조석래 회장 가신들 정리 전권

알파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남경환 대표는 조현준 회장의 아버지 고(故) 조석래 회장의 가신그룹으로 통하는 효성그룹 원로인사들의 퇴진을 담당해왔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故 조석래 회장은 생전 기술본위를 중시하면서 엔지니어들에 대한 우대에 심혈을 기울였는데요. 남 대표의 가신그룹 정리계획에 효성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원로들이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효성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남 대표가 조석래 회장 가신그룹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밀려난 일부 인사들이 둘째 조현문 변호사 쪽으로 이동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오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조현준 회장의 지시를 받았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는 조석래 회장 가신그룹 정리 작업은 되려 조 회장의 숙적인 조현문의 칼로 돌아오는 부작용을 겪게 된 것입니다.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스파크플러스에서 열린 유산 상속 관련 입장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남경환, 효성그룹 내 조현상 문제 방어 총책

남경환 대표는 효성그룹 내에서 가장 골치 아픈 문제 ‘조현문 리스크’를 총력 방어하는 프로젝트를 지휘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 때문에 조현문 변호사가 자신의 지분을 인수한 골드만삭스 등은 본격적으로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 경영실패에 대한 책임소재를 따질 것으로 알려졌을 때 비상이 걸린 바 있습니다. <2024년 4월 3일자 [단독] 효성 조현문, 골드만삭스 앞세워 제2차 형제의난 시작할 듯 참고기사>

조현문 문제 해결을 책임지고 있던 남 대표 측은 현준·현상 형제가 전격적으로 추진 중인 계열분리부터 문제 삼을지도 모른다는 얘기에 촉각을 곤두세웠는데요.

조현문 전 부사장은 지난 5일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계열 분리 중인데, 저도 계열 분리에 참여해야 한다"며 "저의 계열 분리를 위한 필수적인 지분 정리에 형제들과 효성이 협조해 주기를 바란다"고 설명했습니다.

제2의 효성 형제의 난을 본격화한 조현문 전 부사장 측에 고 조석래 가신그룹 일부가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한치호 행정학 박사겸 NBNtv 수석전문위원은 “조현상 회장의 불같은 성정상 남대표의 정리 작업의 부작용을 그대로 넘어가긴 어려웠을 것”이라면서 “남대표는 효성ITX 내 입지 축소는 물론 조현문 방어 계획에서도 역할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