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지혜진 홍석희 김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명품백 수수 의혹 등과 관련해 비공개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야권에서는 일제히 비판이 쏟아졌다. "검찰이 피의자 김건희를 소환한 게 아니라 영부인 김건희가 검찰을 소환한 것"이라는 비아냥이 나오는가 하면 "황제 조사"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야권은 김 여사를 향해 오는 26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청원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하라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원내정책수석부대표인 김용민 의원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특검이 왜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같이 적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4.07.12 leehs@newspim.com

김 의원은 "검찰이 불기소를 해도 특검이 재수사 하는 것에 지장이 없다"며 "청문회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봐주기를 한다면 그 역시 수사대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찬대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 스스로 법 앞에 인사권자의 가족은 예외임을 보여줬다"며 "경호 안전상의 문제라는 핑계는 애처롭게 느껴지고 검찰총장까지 패싱하는 모습에서 오만함과 다급함이 느껴진다"고 꼬집었다.

박 대행은 "권력 앞에 스스로 눕는 검찰의 태도는 김 여사를 둘러싼 의혹을 검찰이 공정히 밝힐 의지가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며 "지금껏 야당 대표를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소환해 망신 주고 범죄자로 낙인찍으며 여론을 주무르던 검찰의 위세는 진짜 VIP 앞에서 눈 녹듯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은 용산만을 위해 존재하는 곳인가"라며 "국민의 인내심은 다했다. 민주당은 국회가 가진 권한으로 예외, 특혜, 성역 없이 김 여사에 대한 의혹을 엄중하고 엄정하게 규명할 수 있도록 특검 처리를 서두르겠다"고 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정청래 최고위원도 최고위회의에서 "이원석 검찰총장은 바지 사장도 못되는가 보다"며 "지난 토요일 김건희 황제 특혜 조사 사실조차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니 '이게 나라냐', '이게 검찰총장이냐'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검찰 내 이런 하극상은 처음 본다"며 "그런데 김 여사님, 이번 주 26일 탄핵 청문회 때는 법사위원장인 제가 출장을 갈 수 없다. 국회로 증인 출석하길 바란다"고 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국민 사이에서 탄핵 이야기가 나온다. 지금 국민들은 법적 절차, 역풍 따지지 않는다. 헌정 중단의 비용보다 독재 정권 조기 종식의 이익이 훨씬 크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조 대표는 "전당대회에서 약속한 것처럼 윤석열과 김건희의 강을 건너기 위해 혁신당은 법적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오늘 한동훈씨를 검찰청에 고발할 것이다. 한동훈이 장관 시절 댓글팀을 운영했다면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라고 지적했다.

황운하 혁신당 원내대표도 같은 자리에서 "검찰의 김건희 조사는 출장조사였다. 황제 조사가 사실로 드러났다"며 "나라를 좀 먹는 암적인 존재임이 확인됐다. 수술로 제거해야 나라가 건강해진다"고 했다.

한편,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오전 대검찰청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특혜와 성역이 없다'는 원칙이 지켜지지 못했다"며 "국민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이 김 여사에 대한 조사 사실을 이 총장에게 뒤늦게 보고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검찰총장 패싱' 논란이 제기됐다. 이 총장은 "앞으로 남은 수사와 사건 처분에 있어서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는 헌법 원칙이 반드시 실현되도록 제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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