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박영재 대법관 후보자가 24일 "상고심 재판을 담당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재판 지연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저의 경험과 지식을 보태 법원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이날 자신의 인사청문회에서 "최근 국민들께서 법원에 요구하는 바를 헤아려보면, 법원이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는 재판 지연의 해소"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영재 법원행정처 차장(왼쪽)과 이노공 법무부 차관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원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23.04.11 leehs@newspim.com

그는 "우리 헌법은 삼권(三權) 중 사법권에 대해 선거에 의해 선출되지 않은 법관이 담당하도록 설계함으로써, 사법부의 역할과 책무가 바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보호임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헌법적 가치와 법치주의를 수호하는 것 역시 법관에게 주어진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 후보자는 "재판을 할 때 결과의 타당성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면서도, 소송당사자를 배려하며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그러한 과정에서 지방 변호사회로부터 몇 차례 우수 법관으로 선정되는 과분한 평가를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자는 "법관 생활 동안 다른 법관보다 법원행정처 등에서 사법행정에 참여할 기회가 많았고, 그 경험은 재판과 법원을 국민의 시각에서 다시 보게 했다"며 오랜 법원행정처 경험으로 인한 사법행정 능력을 강조했다.

이어 "2012년 당시 문제가 되던 이른바 '막말 판사'에 대한 사회적 비판에 대응해 법관을 대상으로 한 1:1 법정 언행 컨설팅 제도를 도입하는 데 관여했고, 결과의 타당성 못지않게 공정한 외관도 중요하다고 믿고 추진한 이 제도가 지금도 성공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또 박 후보자는 2016년 법원행정처에 설치된 양성 평등 연구반의 반장으로서 성인지 교육을 도입한 점, 지난해 수원회생법원과 부산회생법원을 출범시키고 '신속한 도산 사건 처리를 위한 종합대책팀'을 운영한 점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끝으로 박 후보자는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는 생각으로 판사가 됐다.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법관으로서 초심에 맞는 삶을 살아왔는지 되돌아볼 수 있었다"며 "오늘 해주시는 귀중한 말씀을 앞으로 저와 사법부가 구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부산 출생인 박 후보자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32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96년 서울지법 동부지원 판사로 임관해 약 28년 동안 서울·대전·순천·부산 등에서 민사·형사·행정 등 다양한 재판 등 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사법연수원 교수, 법원행정처 심의관,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법원행정처 차장 등을 역임하는 등 사법행정 능력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과 차장을 역임하면서 대내외적 원활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재판연구원 증원, 형사공탁제도 개선 등 대국민 사법 서비스의 질적 향상에도 노력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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