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뉴욕 증시에서 기술주가 이틀째 가파른 하락세를 연출한 가운데, 컴퓨터를 기반으로 한 퀀트 트레이더들의 대량 매도세가 주가에 추가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25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은 모간스탠리를 인용해, 퀀트 전략가들이 전날 하루 동안에만 주식을 200억 달러어치 매도했고, 앞으로 일주일간 250억 달러 이상 추가 매도에 나설 수 있다고 보도했다. 총 450억 달러(약 62조 3880억 원) 매도로 10년 만에 최대 규모의 리스크 청산 움직임이라고 설명했다.

퀀트 투자는 수학적이고 통계학적 모델을 사용해 주식 시장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으로, 일반적으로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대규모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모델을 실행하여 투자 결정을 내린다.

전날 테슬라와 알파벳 실적 실망감으로 대규모 기술주 매도세가 나타나며 나스닥 종합지수는 24일 하루 동안에만 3.6% 하락했다. 2022년 10월 이후 최악의 일일 낙폭이다. 이날도 장중 내내 반등을 시도했던 나스닥 지수는 결국 0.93% 추가 하락했다.

모간스탠리는 최근 2주간의 주가 변동성이 기술주에서 중소형주로 순환매가 이루어진 탓이지만, 전날부터는 더 광범위한 지수 디레버리징으로 변모하는 모습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지금 같은 변동성이 수일 더 지속되면 퀀트 전략상 매도 흐름은 더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우려했다.

모간스탠리는 글로벌 증시가 일일 1% 추가 하락하면 350억 달러 정도의 매도세가 촉발될 수 있고, 일일 3% 하락이 나타나면 매크로 헤지펀드들이 최대 1100억 달러까지 매도에 나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은행은 헤지펀드들이 (주가 상승을 예측한) 롱 포지션을 주로 줄이고, (하락을 점친) 숏 베팅은 유지하거나 일부 축소 중이라고 설명했다.

포트폴리오 매니저들은 정보기술(IT), 필수소비재 및 원자재 관련 주들을 주로 매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만삭스도 자사 고객들이 대형주나 회사채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 매크로 상품들에서 숏 포지션을 확대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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