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범의료계 협의체인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의료 사활을 건 제1차 전국 의사 대토론회가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에서 26일 개최된 가운데, 전공의 인턴 수련제도 개선에 대한 제언이 나왔다.

주제발표에 나선 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는 "현행 1년제 인턴제도에 많은 문제점이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며 "중요한 것은 수련 프로그램의 질이며, 이를 좌우하는 것은 내용, 교육자, 운영 및 관리 주체, 지원 시스템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정부의 재정지원을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의료 사활을 건 제1차 전국 의사 대토론회에서 격려사를 하고 있다. 2024.07.26 choipix16@newspim.com

박 이사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전공의 인턴 제도는 1958년부터 정식 수련이 시작됐다. 그러나 인턴 제도로 충분한 1차 진료 능력 체득이 어렵고, 진로 탐색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점이 문제로 지목돼 왔다.

과거에도 인턴 제도 개편 및 폐지 논의가 있었으나, 의대생들의 반발 등에 부딪쳐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인턴 제도의 주요 문제는 교육 주체와 수련 환경이다. 현재 인턴 수련을 관리하거나 인증하는 기관이 없으며, 수련병원별로 교육의 질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수련병원의 과별 지도 전문의 부재로 인해 인턴 교육의 집중도가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박 이사는 "한국과 외국의 다른 점은 전문의를 따기 위한 전공의 기간"이라며 "우리나라는 3~4년의 수련 과정이 필요한 반면, 외국의 경우 5~7년의 기간을 수련한다. 미국의 경우 7년까지 수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턴 수련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을 관리하거나 인증하는 기관이 없고, 수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의 책임을 수련병원에 묻는 것이 굉장히 큰 문제"라며 "각 병원과 과별로 수련 기간 동안 달성해야 할 목표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는 이를 위한 개선 방안으로 교육 주체 명확화와 인턴 진료 역량 평가 및 피드백 제공 시스템 구축, 지도 전문의 지정(인센티브 및 보상체계 마련), 전공의 수련 비용 국가 지원 및 수련 프로그램을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주체 확립을 제안했다.

토론 패널로 참석한 최창민 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전공의는 근로자와 피교육자의 이중 지위를 가진다"며 "체계적으로 의학을 배워야 되는 상황에서 근로자로 취급받고, 노동권을 적용할 때는 피교육자로 해석되는 문제가 20년 넘게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수련 비용"이라며 "필수의료를 살리기로 정부가 생각하고 있다면 중요 학과에 대해서는 국가가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철중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의과대학 4학년이 현재 인턴이 하는 일을 하게 되면, 교육도 실습 위주로 바뀔 것"이라며 "대형 강의실을 늘려 학생을 교육시키는 방식으로는 좋은 의사가 나올 가능성이 낮다. 로스쿨 방식으로 의과대학을 개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논설위원은 "로스쿨 합격률이 55%이지만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의사 국가고시 합격률은 97%에 달한다. 앞으로 4500명씩 의사가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이제까지의 방식은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alebca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