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미국은 러시아가 최신 미국산 칩을 획득하지 못하도록 금지와 제재를 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전장에 있는 러시아 무기에는 여전히 AMD,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마이크론, 인텔 등의 반도체가 탑재돼 있다.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들 칩은 여러 공급업체에 의해 러시아 법인에 출하됐으며 이 중 상당수가 홍콩 금융가 인근에 위치한 135 본햄 스탠드 704호의 홍콩 주소에 기반을 두고 있다. 

 

 ◇ 홍콩 주소지 한 곳에 세 군데 회사가 러시아에 칩 판매 

 

뉴욕타임즈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약 80만 건의 제한 상품 출하량을 조사했다. 그 결과 6천여 개 기업이 40억 달러에 가까운 제재 물품을 보냈고, 금지 칩은 홍콩, 중국, 튀르키예, 인도, 세르비아, 싱가포르 등을 거쳐 러시아로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결과 135 본햄 스탠드에 본사를 둔 3개 업체가 사릴 오버시즈, 크반텍, 슈퍼칩 등 미국산 칩을 러시아 법인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세 개의 기업은 러시아 기업에 1500만 달러 상당의 칩을 출하했다. 

 

이들 선적 대상 가운데 러시아 군 전자제품 공급업체로 알려진 스타우트가 2023년 7월 미국 재무부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홍콩 주소에 등록된 회사들은 즉시 시정해 몇 달 내 대부분의 출하건은 레닌그라드 마이크로웨이브와 칩디바이스로 이동할 것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용된 미사일에 탑재된 알테라 칩. (사진=연합뉴스)

 

 ◇ 대량 주문 칩 실질적인 제재 어려워 

 

미국 칩 제조업체들이 미국의 수출 통제를 준수하고 있지만, 이 칩들은 최종 제품으로 바꾸는 전자 제품 조립 회사들에 의해 보통 대량으로 주문돼 모든 제품의 최종 목적지를 추적할 수는 없다. 

 

이 회사들 중 상당수는 전세계 선도적인 가전 제품 제조국인 중국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들 기업은 특히 우크라이나 침공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에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칩들을 러시아에 판매할 수도 있다. 

 

이는 미국이 금지와 제재를 강행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며 기업들이 이를 피할 방법을 찾고 있다는 것을 극명히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하는 것은 적어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계속하는 데 필요한 칩을 확보하는 것을 더 어렵고 비싸게 만든다. 

 

 ◇ 사실 전면 부인하는 中 외교부 

 

반면, 중국 외교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양측에 무기나 군사 장비를 보낸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해야 할 일은 중국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보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책임을 반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자국 미사일에 사용하고 있는 첨단 반도체는 민간 및 소비자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어 어떤 칩이 군사 용도로 사용될지 추적하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