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 2200만명의 약 16%인 340만명이 유연근무를 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20만명(10.8%)과 비교하면 1.5배 이상 증가한 수치"라고 29일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날 경기 평택에 위치한 비료제조업체 도프를 찾아 "대한민국 일·생활 균형 우수기업 선정 제도를 도입해서 잘하는 기업의 위상을 크게 높이고, 정기감독 면제·금리우대·세제혜택 등도 제공하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도프는 유연근무제 도입을 위해 고용부 종합컨설팅을 신청한 기업이다. 고용부는 매년 기업 400곳을 대상으로 기업 특성에 맞는 유연근무제를 설계하고 기술적 인프라를 구축하는 내용의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이 장관은 현장에서 "기술의 발전으로 각종 근태관리・보안시스템은 물론 화상회의, 메신저 같은 협업툴이 계속 개발되고 있고, 국민의 가치관도 일·생활 균형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취업할 때 주요 고려사항으로 근무여건(시간·장소 유연성)이 32%로 임금 27%보다 우선한다는 통계조사가 있고, 특히 젊은 세대는 월급이나 정년보장보다 일・생활 균형 을 중시한다는 설문조사도 있다"고 유연근무 필요성을 강조했다. 

도프의 인사담당자는 "우리 회사는 특수기능성 비료의 생산과 재배환경에 적합한 시비 방법을 전파해 행복한 농업을 실현하고자 노력하는 기업"이라고 소개하면서 "지리적 여건 때문에 인력을 채용하기 어려웠고 여성 직원은 육아 문제로 장기근속이 어려웠는데, 사람이 부족하다 보니 최근 육아휴직도 제때 못 가고 한 달 늦게 가는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고 유연근무제 도입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인재가 모이고 장기근속 가능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 컨설팅에 참여했다"며 "소규모 업체라서 어떻게 유연근무를 활용할지 몰랐고 근태관리나 성과관리에 부작용이 있지 않을까 걱정도 했는데, 컨설팅을 통해 전문가의 지원을 받게 되어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도프는 전체 근로자 32명 중 관리직·영업직 등 18명에 시차출퇴근・선택근무를 도입하고 개발직 2명에게는 재택 또는 선택근무를 적용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이 장관은 "유연근무는 우리 사회가 직면해 있는 저출생 문제나, 수도권 집중 및 교통혼잡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열쇠가 될 수 있다"며 "과거처럼 단순한 직원 복지 차원을 넘어 인재를 유치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경쟁력 관점에서 접근하면서 매출액이나 직원 수가 크게 증가하는 기업도 다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현장의 얘기를 들어보면 유연근무 도입에 결정적 요인은 CEO의 결단과 중간 관리자의 협조"라면서 "사람들의 생각과 가치관이 변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그에 맞는 노무관리 전략을 세우는 것은 기업에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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