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우유 가격을 결정하는 데 기초가 되는 원유(原乳) 가격이 4년 만에 동결됐다.

원유가격이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기 위해서다. 이로써 흰 우유 등의 원료인 음용유의 가격은 리터당 1084원으로 유지된다.

3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날 개최된 낙농진흥회 협상소위원회는 올해 원유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낙농진흥회 이사 7인으로 구성되며 생산자측 3명, 수요자측 3명, 낙농진흥회측 1명이 회의에 참여해 원윳값 조정에 합의한다.

원유의 기본 가격은 통계청이 발표하는 우유생산비의 10% 범위에서 정해진다. 이 우유생산비 변동률이 ±4% 미만이면 2년마다 원윳값 협상이 진행된다.

지난해 우유생산비는 전년 대비 4.6%(44.14원·리터당) 인상됨에 따라 지난달 11일부터 이날까지 14회에 걸쳐 원윳값 협상이 진행됐다.

다만 이번 협상에서는 용도별 차등가격제를 적용해 생산비 변동과 원유 수급 상황을 함께 반영됐다. 이 결과 이번 원윳값 협상은 생산비 상승분의 0~60%만 반영한 리터당 0~26원 범위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생산자측은 협상 최대치인 리터당 26원 인상을 요구한 반면 우유업계는동결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에 농식품부는 중재안을 제시해 양측을 설득, 결국 음용유 가격을 동결하는 데 합의했다.

흰 우유 등의 원료인 음용유 가격이 동결됨에 따라 현재 가격인 리터당 1084원이 유지된다. 치즈, 분유 등 가공 유제품에 사용하는 가공유 가격도 리터당 5원 인하하기로 했다. 가공유는 현재 리터당 887원에서 리터당 882원으로 내린다. 이번에 조정된 원윳값은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된다.

농식품부는 "올해는 흰 우유 가격 상승에 따른 카페라테 인상 등 소위 밀크플레이션 현상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앞서 낙농업계와 우유업계는 지난 2020년 원윳값을 리터당 21원 인상하기로 합의했으나 코로나19에 따른 소비 부진으로 적용 시기를 다음 해로 연기하면서 사실상 동결했다.

2022년에는 리터당 49원 올랐고 지난해에는 음용유용이 리터당 88원, 가공유용은 리터당 87원 오르면서 밀크플레이션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밀크플레이션은 '밀크(Milk)'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우윳값이 물가(아이스크림, 커피, 빵값) 인상을 불러오는 조짐을 일컫는 말이다.

올해는 원유가격 협상과 함께 진행된 용도별 원유 구매량 결정 협상에서 음용유를 9000톤 줄이는 대신 가공유를 9000톤 늘려 유제품 소비구조 변화에 대응하기로 했다. 용도별 구매량은 내년 1월부터 2년간 적용된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인턴기자 = 1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우유를 고르고 있다. 이날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올해 원유 가격 협상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협상이 마무리 되면 다음달 1일부터 원유 가격이 리터당 69~104원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3.07.19 choipix16@newspim.com

plu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