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신수용 기자 = 의대 증원 관련 청원들이 단기간 내 연달아 5만명을 넘겨 관련 상임위원회(상임위)에 회부되는 등 의정 갈등이 국회로 번지는 모양새다.

국민 동의 청원은 홈페이지 공개 후 30일 내 동의 인원 5만명을 달성하면 국회 관련 상임위에 회부된다. 상임위 심사를 거쳐 의결되면 청원 내용이 실현될 수 있다.

국회 청원 현황. [사진=국회 누리집]

30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게시판 등에 따르면 의대 증원과 관련 교육부를 대상으로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는 청원에 이어 의대 정원 증원 결정 과정의 진실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청원도 5만명을 넘어서면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회부됐다.

'2000명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의 진실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청에 관한 청원'는 지난 24일 오후 6시에 공개된 지 4일 만에 5만명을 돌파해 현재(13시 기준) 5만2365명에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단기간 내 2000명 의대 정원 증원을 몰아붙이며 정부는 의료 현장과 의학 교육 현장을 파탄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2000명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의 결정과 시행 과정의 진실을 규명해달라"며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그는 청원서에서 국정조사를 통해 ▲ 의대 정원 증원 결정 ▲ 의대 정원 배정 과정 ▲ 의사 1만5000명 부족의 과학적 실체 ▲ 전공의 사법처리 과정 ▲ 의대생 휴학 처리 금지 방침 ▲ 한국의학교육평가원 독립성 침해 시도 ▲ 의대정원 증원에 따른 교육 여건 준비 및 관련 예산 확보 현황 ▲ 전공의 미복귀에 따른 정부 대책 ▲의대생 미복귀에 따른 정부 대책 ▲ 의정 합의체 마련을 위한 정부 대책 등에 규명을 요청했다.

앞서 '의과대학의 발전을 위해 교육부 청문회 요청에 관한 청원'도 5만5703명(30일·13:00 기준)에 동의를 얻었다. 이 청원은 이달 11일 게시된 지 2주 만인 24일 5만명을 넘겨 국회 교육위원회에 회부됐다.

교육부 청문회를 요청한 청원인은 "교육부 주관으로 지난 3월 20일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대학별 배정 결과가 발표됐는데, 이는 '대입 4년 예고제'(학생들이 미리 준비할 수 있도록 대입전형과 관련한 사항은 입학 연도의 4년 전 학년도가 개시되기 전까지 공표해야 하는 제도)의 원칙을 지키지 않은 것"이라며 "더욱 기가 막힌 것은 의대 증원 배정심사위원회 회의록이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배정심사위원회) 회의록 존재와 참석자 현황, 배정 기준, 실사 여부, 실사 결과, 결과에 따른 배정 절차 등이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청원인은 교육부의 의대생 휴학 금지 명령에 대한 근거도 밝히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그는 "지난 6월 26일 보건복지부 청문회에서 조규홍 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2차관이 국방과 안보에 버금가는 예산을 의료 발전에 지원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예산 지원 계획을 알고 싶다"고 말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국민의 뜻을 외면하지 말고 정부가 의대 증원을 취소하고 진정성 있는 의정 대화에 임할 것을 요청했다.

전의교협은 의정갈등 해결을 위해 국회가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전의교협은 "무책임한 정부 정책으로 야기된 이번 사태의 국정 혼란과 국력 낭비를 국회가 나서서 멈춰야 한다"며 "정부는 여전히 불통과 강압적인 정책으로 일관하며 사태를 해결할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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