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31일(현지시간)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사망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하마스는 이날 낸 성명에서 "우리 지도자 하니예가 이란 신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뒤 시온주의자(이스라엘)들의 급습으로 테헤란의 숙소에서 순교했다"며 "위대한 국가인 팔레스타인, 아랍, 움라(이슬람 공동체), 그리고 전 세계 모든 자유민의 아들을 추모한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사진=로이터 뉴스핌]

하마스 정치국의 고위 인사인 무사 아부 마르주크는 "비겁한 그들의 행동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사미 아부 주흐리 하마스 대변인은 현지 알아크사TV에 "이스라엘은 하니예가 아니라 스스로에게 총격을 가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며 "예루살렘과 해방을 위해 큰 대가를 치를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마찬가지로 보복을 시사했다. 

하마스의 연대 무장조직 팔레스타인 이슬라믹지하드(PIJ)도 이날 성명을 통해 "강탈을 일삼는 그들(이스라엘)에게 하마스 형제들과 손잡고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이란 매체들에 따르면 하마스 1인자 하니예는 이날 오전 2시께 이란 수도 테헤란에 마련된 거처에서 머물고 있다가 암살됐다. 

그는 전날 열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테헤란을 방문했다. 하마스 말고도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 반군 후티 등 이란의 지원을 받는 반이스라엘 성향의 이슬람 무장세력, 이른바 '저항의 축' 관계자들이 여럿 방문했다. 

하마스와 현지 매체 보도 내용이 맞다면 이스라엘이 이란 영토를 타격한 것은 지난 4월 19일 이후 103일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이스라엘은 아직 공식 입장은 내지 않았다. 

한편, 전날 저녁 이스라엘군은 자국 점령지 골란고원 축구장 폭격에 대한 보복으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공습을 가해 헤즈볼라 고위급 지휘관을 제거했다.  

중동 상황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이란이 어떠한 보복에 나설지에 대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 이란이 이날 오전 아야톨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자택에서 혁명수비대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이 참석한 가운데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를 긴급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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