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의 대담이 결국 머스크의 커진 정치적 영향력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12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대담에서 머스크가 트럼프 재집권 시 행정부 내에서 연방 지출을 절감하는 역할을 자처하는 등 정치에 더 깊숙이 관여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면서 그같이 평가했다.

인터뷰 중 머스크는 정부 위원회를 통해 세금이 효과적으로 사용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그러한 위원회가 만들어지도록 직접 돕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는 머스크가 "가장 위대한 절감자(cutter)"라면서, 지출 절감에 관한 머스크의 의견을 지지했다.

당초 미 동부 시간으로 12일 저녁 8시(한국 시간 13일 오전 9시)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예정됐던 대담은 초반 40여 분간 송출 지연 문제를 겪었다.

머스크 CEO는 구체적인 설명은 하지 않은 채 해당 문제가 디도스(DDos) 공격으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는데, 블룸버그 통신은 송출 사고가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사이트인 엑스에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라이브로 진행된 이날 대담 청취자는 100만 명 이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이번 인터뷰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도가 높아지는 중대한 시점에 이뤄졌고, 공화당에 우호적인 머스크가 진행했음에도 트럼프가 효과적으로 활용하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민자 문제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관계를 자랑하는 내용들이 이전 메시지와 다를 바가 없었다는 것이다.

오히려 이번 대담은 정치권 내에서 머스크의 영향력이 점차 확대되고 있음을 드러낸 계기였다고 통신은 강조했다.

한때 트럼프와 모욕을 주고받으며 껄끄러운 관계였던 머스크는 최근 몇 달 동안 트럼프에 대한 공개적 지지를 표하고 있다.

머스크의 커진 영향력을 보여주듯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랜 전기차 비판자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인터뷰에서는 테슬라 차량이 "놀랍다(incredible)"고 칭찬했다.

12일(현지 시각) 자택인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인터뷰 중인 트럼프 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8.13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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